Re:자꾸 미루게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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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자꾸 미루게 되요

호연센터 0 1113
분명한 건 아마도 지금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하신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생각이 자신을 일으켜 세우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고 또 때로는 자신을 힘들게 하는 책무이기도 하실 것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미래에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생각으로 현재보다는 미래에 촛점을 두기도 하고 또 그런 미래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금 현재 흘러가버리게 되는 시간에 대해 관대해지게도 되는 것 같습니다.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하고 그 시선을 미래에 둘 때에는 정말 미루게 되기도 쉽습니다.
왜냐하면 기대감이란 것은 언제나 추상적이기 쉽고 또 당장 이루어지는 일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마음은 급하나, 시간이 그냥 흘러가는 것 같기는 하나 또 실제적으로 이는 감정상의 흐름일 뿐 또 이런 모습에 자기회의감이 깊어지기도 합니다.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가, 무엇이 어떻게 될 것인가하고 방향을 보시기 보다는 오늘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하는 스스로의 움직임에 더 집중하고 더 구체적이시길 바랍니다.
내가 가고 싶은 미래는 그 모습을 완전한 모습으로 갖추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오늘, 이순간들이 쌓여 그 모습을 만들어가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이것도 병인가요 하신 것처럼 미래에 대한 기대감, 미루게 되는 미래라는 시간감각,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오늘 역시 어제의 미래였다는 것을 자주 잊게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쓰신 글의 이면에는 말씀하시고 싶으셨던 많은 행간의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스스로 다잡아나가시려는 의미도 있으신 것 같습니다. 
미처 쓰시지 않은 다른 의미가 있다 하더라도 결국 미래는 오늘의 연장선상에 있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는 추상성이나 오늘은 내게 현존하는 실재라는 것입니다.

오늘 무엇을 해야 할지, 무엇을 놓치지 말아야 할지, 오늘 어떤 시간을 가져야 할지 오늘의 시간에 집중하는 것, 오늘의 일에 집중하는 것, 오늘의 생각에 집중하는 것 그것이 내일로 가는 방향을 정해가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잠시 오늘을 흘려버린 것에 후회도, 자책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책에 오래 머무르는 것 또한 과거에 머무르는 것입니다.
미래에 너무 시선을 두는 것과 마찬가지로 과거에 시선을 고정시키는 것도 또 다른 의미의 미루는 행동입니다. 

과거를 돌아보되, 미래를 계획하되 오늘에 집중하는 것, 오늘의 시간관리를 충족감있게 하는 것 그것이 실제로 자신을 위해 해야 하는 일입니다. 
자꾸 미루게 된다면 자신이 왜 미루게 되는가도 살펴보십시요.
때로는 그 미룸이 체력에 기인할 수도, 생활패턴에 기인할 수도, 나의 좌절감에 기인할 수도 있습니다.
왜 시작하는 느낌을 갖기 어려운지, 왜 미루게 되는지도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자신을 채찍질할 수 있다는 것이 자신의 내재된 힘이라는 것도 함께 인정해 주시기를 바라며 오늘, 이 시간에 더 건강하게 집중하실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 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