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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이요..

유으니 1 1791
저는 20대 여자구요. 
특이한 고민이 있는데... 사람들이 저에 대한 오해를 많이 해요.
어떤 오해냐면.. 제가 뭔가 그럴듯하고, 있어보인다는겁니다.

하지만 제 외모가 뛰어나거나, 옷차림이 화려하거나.. 말주변이 좋은것도 아니고,
학벌이 뛰어난것도 아니고, 연극적으로 꾸미는 것도 없거든요.
근데, 뭔가.... 왠지 뭔가가 있을것처럼 보인다는 겁니다.

그게 좋은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요,  저로선 굉장히 심한 상처를 받아요.
나는 애초부터 꾸민게 없고, 거짓말을 한 적도 없는데...
결국엔 왠지 제가 사기꾼이 되버린것 같은?  그런 취급까지도 받습니다.

왜 그럴까..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어요.  결국 저한테 실망한 사람들은 저를 비하하고,
사기꾼 취급을 합니다.  저로선 황당하죠. 
나는 정작 가만히 있었는데, 자기네들이 혼자 멋대로 기대하고, 실망하고..
결국 저를 부당하게 취급하니까요.  좀 억울해요.

아주 어릴때부터 그랬어요.  나는 그냥 가만히 있었는데, 어느순간 저에 대한 소문이...
제가 부잣집 딸이고, 사장의 딸이고.. 엄청 대단한게 있는것처럼.. 헛소문이 많았어요.
성장과정... 성인이 되어서도, 수많은 다양한 추측들이 저를 따라다녔습니다.
어떤 사람은 자신에 대한 그런 소문을 즐길수도 있겠지만, 저는 정말 힘들었어요.

항상 눈에 띄고 싶지 않았는데도, 저에 대한 이미지? 소문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저조차도 감당하기 어려웠구요.  그렇다고, 아니라고 해명하는것도 너무 웃겨서
그냥 무시해버리고... 상관안하려고 애썼어요.
하지만.... 결국 사실이 밝혀지면, 저만 거짓말쟁이가 되버리는겁니다.
너무 억울하죠..  모두들 저를 공격하는 느낌, 실망한 눈초리로 저를 째려보고, 뒤에서
저를 욕하고, 웃음거리로 삼고, 저를 무시하고... 

어릴때든, 나이가 들어서든... 그런 패턴이었어요.
제가 뭔가... 그럴듯한 연기를 하거나,  단 한마디라도 오해소지를 일으킨 적 있었다면..
이토록 억울하지 않았을 거예요.
저는 표현하지 않는 성격이라서... 누가 물어보지 않는 이상, 말을 안해요.
너무 벙어리처럼 말을 안하는 아이였고, 다른 여자애들처럼 관심받고 싶은 마음에
자신을 연출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튀어보일까봐 숨쉬는 것도 조심스러웠어요.
투명인간처럼 살았고, 투명인간처럼 되고싶었는데.. 그것조차 제겐 어려웠어요.

거의 늘 혼자이고 싶었구요.  혼자가 편했어요. 
그런 저한테.. 세상은 너무 가혹해요.  왜 저를 가만 내버려두지 않고, 계속 괴롭히죠?
자기네들 혼자 기대하고, 저한테 접근하고... 제가 그 기대에 맞추지 않으면,
혼자 실망하고.. 저를 바닥끝까지 끌어내려요.

저는 칭찬받고 싶은 적도 없고, 관심받고 싶은적도 없어요. 사람들이 제게 원하는 게
뭔지 알고싶지도 않고, 기대에 맞추고 싶지도 않아요.
그들을 위해서 제가 존재하는 게 아니니까요.
뭔가 있을거라고.... 계속 추궁하고, 관심의 주인공으로 저를 밀어넣는 거 정말!! 불편해요.
심지어 제가 그런 관심을 매우 바랄거라고 착각하고,
게다가 모든게 선의에서 비롯됐다고 하는 건... 제겐 폭력적이기까지 해요.
혼자 있으니까.. 외로울거라고, 자기들 멋대로 착각하고.. 저를 위하는 척... 하는거
제 입장에서는 속으로 비웃게 되요.

제가 너무 독립적이라서... 그게 자신만만하게 보이는 걸까요??
그래서 사람들이 제게 그런 오해들을 하는걸까요?
뭔가 있을꺼라고.... 뭔지 몰라도, 엄청난 뭔가를 숨기고 있을거라고...
실은, 아무것도 없는데.. 진짜 텅비어있는데....
사람들은 저를 높은 곳까지 끌어올렸다가, 한순간에 밑바닥으로 끌어내리려 해요.
그런것에 휘둘리지 않으려 방어하고, 애쓰며 살아온것 같아요.

저에 대해 호들갑떠는 사람들이 있다는게 늘 스트레스였어요.
저를 칭찬하든, 폄하하든... 사람들이 저를 규정하는 게 싫어요.
저도 저 자신이 복잡한데, 어떻게 저를 하나도 모르는 사람들이 그런 짓을 하죠?
너무 잔인해요.

가만히 있는 저하나를 놓고, 다수가 이런저런 이미지를 씌우고, 끌어올렸다 끌어내리고,
악의적이든, 선의이든.. 제게 수많은 자극을 주는 게 감당하기 어려워요.
그것에 어느순간 놀아나는 저 자신이 굴욕적이어서... 사람들과 더더욱 벽을 쌓게 되요.
근데 사람들은 막판엔 저를 사기꾼 취급까지 해요.

그런걸 하나도 신경 안쓰고, 무시하면서 살면... 반사회적인건가요?
완전 무시하고 싶은데.. 그러기도 힘든것 같아요.

제가 잘못한 건가요..? 
진짜 제 안에 뭔가.. 특별한 알수없는 뭔가가.. 숨겨져 있었으면 좋겠지만,
제 마음은 너무 초라하고, 복잡하고, 공허해요.
사람들과 아무것도 나눌수 없을만큼요.

그 마음을 안고.. 그냥 아무도 모르게 투명인간처럼 살아가고 싶은데,
그게 타인에게 어떻게 보이는 건지 모르겠지만, 다양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 같아요.
전혀 의도하지 않았다가.. 관심의 중심에 서버리고, 그러다가 짓밟히고, 나중엔 버려져요.
제겐 세상이 너무 두렵고, 불편해요.

끝없이 세상에 맞서야 하는 기분이 들어요.  왜 세상속에서 물흐르듯 융화되지 못할까요?
세상에 맞설만큼 제가 정말 강하다면 좋겠지만.. 저는 너무 나약하고,
늘 일대다수로 힘겹게 대항하다가.. 무자비하게 깨지는 기분이에요.